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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마땅한 삶을 살 것 (스테르담 에세이)

통찰 에세이

by 스테르담 2024. 5. 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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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이미 훌쩍 지나버린 지금.

중년도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지금. 나는 내 눈에 마땅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거울을 봤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한, 어느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얼굴과 표정에, 대견함과 측은함이 공존한다. 고달팠던 삶이지만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 왔고,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의 부조리와 맞서느라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흔적이 낭자하다. 세상과 싸우느라, 허공에 삿대질하느라 고군분투했던 투쟁의 열정은 받아들임의 미학으로 변했고. 받아들여야 떨쳐버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존재는 조금은 더 숙연하고 고분고분하다.

 

내 눈에 마땅한 삶이란 무엇인가.

부끄러움이 없는 삶인가. 아니다. 삶엔 부끄러움이 가득하다. 비겁하지 않은 삶인가. 아니다. 비겁하고 비굴하지 않은 자는 없다. 다만 그것들을 어떻게 부끄러워하는 가에 대한 숙제가 평생을 따라다닌다. 부끄러움과 비겁함, 비굴함 없이 살아가려는 것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순백색의 옷에 아무런 얼룩도 묻히지 않고 살아 나가려 했던 스스로를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 생각 자체가 얼마나 비겁하고 비굴한지를 하루하루 깨닫는다.

깨달음에 깊게 파인 자욱들

 

고로, 마땅함이란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리 못나고,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잘나고 멋진 자아만을 품으려 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좋은 모습과 그러하지 못한 모습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통째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것이 나에겐 '마땅한 삶'인 것이다.

 

몰랐다.

인정하기 싫었다. 그러나, 이젠 안다.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젠 내 부끄러운 모습도 꽤나 잘 품는다. 내가 바라지 않았던 나의 모습. 깨지고 다치며 배우고, 성장한 그 어느 순간들.

 

성장통은 중년에게도 온다.

중년에게도 늘 배움의 길은 펼쳐진다.

 

그리하여 깨달은 건.

결국, 나는 나에게.

 

늘.

 

언제나.

 

마땅한 존재라는 것.

 

그뿐이다.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매일 아침 이불 밖으로 나오다니 그걸로 충분해! 이미 충분한 당신의 출근길에 들려주고픈 글 하나, 마음 하나 아침마다 숨 막히는 지옥철을 타면서도 출근을 해낸다. 남들 다 한다는 퇴사, 나도 하고 싶지만 일단 버텨낸다. 왜냐고? 남들에겐 BGM인 내 인생, 나에게는 소중하니까! 우리는 오늘도 출근을 해낸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지도 못한 채. 사실 이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절대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이불 속에서 몸을 일으키다니. 제시간에 회사에 나와 자리를 지키고, 날아오는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일을 하다니. 직장 생활 할 만큼 한 ‘프로 직장인’이자 조회 수 250만의 브런치 작가 스테르담은 매일 버텨내는 기적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일상에 대해 쓴다. 더럽고 치사한 회사 생활을 겪다 보니 어느덧 튼튼해진 마음 근육. 그 근육의 놀라운 힘이 퇴사하는 용기보다 더 강인하다고. 버틸 줄 아는 우리, 그걸로 충분하다고. 이제는 우리가 우리를 인정해줄 때라고.
저자
스테르담
출판
다른상상
출판일
2019.03.10

[종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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