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 숨 쉬고 있는 것은 나인데, 느껴지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낯설다는 느낌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착각 속에 기대어 하루를 지내다 보면 내가 나가 아니라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삶의 역설은 이 지점에서 또한 꿈틀 거린다.
내가 나가 아니라는 걸 느끼는 것 그 자체가,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자아는 하나가 아니다. 아니, 하나인데 쪼개어질 수 있다. 쪼개어지지만 그것은 분열되지 않는다. 분열되지 않지만 개별적인 생각이 가능하다. 스스로를 낯설게 느낀다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다.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알아차리는 순간이다.
나를 타인처럼 대하고, 타인이 된 나를 낯설어하고.
낯선 자신을 거두고, 이러하든 저러하든 평생을 함께 하고.
혼자 있어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가 신이든, 절대자이든, 외계생명체이든.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하는 자아가, 그들보다 먼저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외부에서, 마음에서, 안에서, 영혼에서, 저 깊은 단전의 숨으로부터.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감히 정의할 수가 없다.
그저 질문만이 가능하다.
답을 찾아가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준 과제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질문하기 바란다. 어떤 질문이라도 좋다. 왜 태어났는가. 숨은 왜 쉬고 있는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지나온 길은 어떠했는가.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내가 바라는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
낯선 것에 대해 우리는 경계와 더불어 호기심을 갖는다.
호기심을 가지면 질문하게 되고, 질문하며 우리는 그것을 탐구해 나아간다.
이것이, 스스로를 낯설게 느껴야 하는 이유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나라는 착각과 오만이 스스로의 삶을 가장 힘겹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는 걸 나는 알았다.